청오 김용회 여덟번째 전시회 - 오래된 나무의 기다림
장소 : 한국공예문화진흥원(인사동 쌈지스폐이스 앞 골목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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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시 : 2011년 11월 16일(수) ~ 11월 22일(화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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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시시간 : 오전 10시 ~~ 오후 6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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삵고 패이고 뒤틀어진 오래 된 나무의 소리를 듣는다.
디딜방아, 정지문짝, 목다듬이, 절 기둥과 마룻장들은 환하게 빛나던 삶을 마치고
수십 수백년 세월을 지나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또 다른 삶을 얻기 위해 눈 밝은 목수에게
말을 건넨다.
언제부터인가 매끄나고 잘 생긴 나무들 보다는 오랜 질곡의 세월을 견뎌온 나무들의 힘이
목수를 작업장으로 이끌고 그들 스스로 자신들을 변화 시킴을 느끼고 있다.
목수는 별 하는 일 없이 나무가 말하는 데로 세월의 먼지나 털어주며 목다구(木茶具)의
새 삶을 이어가도록 도와 줄 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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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리산 학교 카페 계시글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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노오란 은행잎이 뒹구는 인사동 거리 나름 사각거림이 정겨움으로 다가 왔다.
목다구(木茶具) ...... 목다구??.......생소함으로 다가 왔던...
우리만의 목다구를 만들어 내고 싶었다는 청오 김용회 작가님을 만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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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주에서 온 ..... 오래된 부엌문짝이 찻상으로의 새 삶을 시작 한다.
다리부분은 기와의 석가래를 연상하며 작업 하셨다고....
나무가 평평하지 못하고 부분 부분 굵기 또한 다르기에 수평을 잡아내기가 무척 까다로운 작업이었다고 한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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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먹감나무 찻상'.......
먹감나무 특성상 나무의 먹이 들어 있는 부분은 한정 되어 있고
또 온전하게 먹이 들은 부분이 틀어지거나 갈라짐이 없이
잘 보존 건조된것이 별로 없다 한다.
갈라짐과 터짐을 방지 하기 위해 '나비모양'의 쐐기를 박아줌으로써 시각효과를 주기도 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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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기둥과 마룻장을 이용하여 대패질을 하고 집성해
먹물과 스테인을 혼합한 칠로 마감한 찻상.
작가가 개인적으로 애착을 갖고 있는 찻상이라 한다.
양끝은 집기둥으로, 그 속을 마룻장이 채워 나갔다.
소나무 마룻장 갈라진 틈 사이로 세월의 먼지가 돌처럼 굳어져
작업하는 동안 시간이 무지 많이 들었다 하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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뼈마디가 앙상하게 드러낸 살구나무가 오래된 인연을 기다리고 있다.
기다림에 지쳐 속은 더욱 단단해지고 붉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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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무작업을 하다 보면 우연치 않게 재미있는 모습들이 나온다 한다.
웃는얼굴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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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들의 상처에 담긴 세월에 힘을 잘라버리고 감추는게 아니라
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감싸 않는 작업이야 말로 눈물나도록 아름답다.
이 찻상 또 한 매끈하게 다듬는게 아니라 나무가 가지고 있는 세월을 목수는 부드럽게 어루만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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벼락맞은 나무...
불에 타 뼈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의 뒷태도 아름답다.
작가는 말한다.
'더이상 내가 할 작업이 없다. 나무가 스스로 완결을 지어 버린다!~~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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햇빛과 비바람에 시달려 삵고 갈라진 디딜방아가 완받침으로 다시 태어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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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주 사목이 왕벚나무 찻상.
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지는 인연... 벌레들이 만들어 놓은 자연스러움과 목수의 작업이
붉은 속살 드러내며 나무가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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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나무 찻상 1.
어린 소녀의 그 풋풋하고 봉긋한 젖가슴을 생각하며 찻상 다리를 표현 해 봤다며 멋쩍게 웃으셨다.
갈라짐 마져도 목수는 타박하지 않고 나무에게 말을 건넨다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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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나무 찻상 2
멍~~하니 소나무의 목리를 감상하기에 여념이 없다.
어찌 이리 자랐을까?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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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렇듯... 목수는 나무 속에 숨어 나무와 같이 행복한 숨을 쉬고 있었던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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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무나 친절히 설명 해 주셨던 청오 김용회 작가님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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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랫만에 나무의 쑥떡거림을 느끼며 향 좋은 차 한자 마시고 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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