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가 있는 풍경
어쩌자고...........최영미
헤라써니
2009. 3. 25. 10:24
어쩌자고
최영미
날씨 한번 더럽게 좋구나
속 뒤집어 놓는 저기 저 감칠 햇빛
어쩌자고 봄이 오는가
사시사철 봄 처럼 뜬 속인데
시궁창이라도 개울물 더 또렷이
졸졸
겨우내 비껴 가던 바람도
품속으로 파고 드는데
어느 환장할 꽃이 피고 또 지려 하는가
죽 쒀서 개 줬다고
갈아 엎자 들어서고
겹겹이 배반당한 이 땅
줄줄이 피멍든 가슴에
무어 더러운 봄이 오려 하느냐
어쩌자고 봄이 또 온단 말이냐
090321,,,,,,,,,,,담양에서,